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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탐험 - 녹색환상의 도시 - 프랑크푸르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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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2008. 3. 28
도시탐험 - 녹색환상의 도시 - 프랑크푸르트시

 

□ 패션거리 - 괴테 슈트라세

우리는 슈투트가르트에서 비행기로 프랑크푸르트로 오기로 하였으나 독일의 고속도로를 한번쯤 경험하기로 하고 봉고차를 빌렸다. 무제한 속도를 낼 수 있다기에 우리도 시속 180km까지는 달려봤다. 240-50km까지 달리는 차량도 있었다. 그러나 전구간을 그렇게 달릴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곡선부분이나 인터체인지 부분은 속도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었고 이를 어기는 차량이 없다고 한다.

프랑크푸르트는 두 번째 방문한다. 그러나 지난번의 방문은 시간없이 지나쳤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시내를 탐험했다. 물론 걸어서 다니면서 말이다.

프랑크푸르트는 도심을 둘러싸고 거대한 공원의 띠를 두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 웠다. 미니 그린벨트를 연상시켰다. 공원을 경계로 도심은 철저한 보행자 위주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 중심에 최고급 패션상가들이 밀집한 괴테 슈트라세를 빼놓을 수가 없다. 엄청난 가격표에 우리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세계적인 브랜드의 옷들이 구미를 당기긴 하였지만 감히 가게문을 밀치고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약 600m 정도에 이르는 이 거리는 폭 10m 중 중앙에 약 4m의 차로를 두고 양측 각 3m의 보도로 구성되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중앙의 차도가 자동차와 자전거가 함께 다닐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방통행이고, 또한 차량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인지 큰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그림 1] 괴테 쉬트라세의 상가
[그림 2] 보륜차공존도로


□ 먹자골목 - 보게나임 슈트라세

패션거리 바로 옆에는 먹자골목으로 유명한 곳이다. 폭 10m에 300m 길이에 양편으로 늘어선 음식점들은 그야말로 없는 게 없을 정도로 입맛을 돋구는 곳이었다. 에보게나임 슈트라세는 약 10m너비의 가로변을 따라 늘어선 음식점들은 다양한 먹을꺼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패션거리를 아이쇼핑을 하고나니 바로 점심때가 되었다. 100여개의 점포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각기 다른 음식들이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옆의 고급패션가와는 달리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매우 서민적인 풍경이었다. 종로의 극장가 옆에 음식 골목이 형성된 것도 그와 비슷한 일이다. 최근 송파구 문 동의 패션거리와 연접하여 젊은 층들이 선호하는 음식점들이 들어서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특정 목적을 가진 두가지 연계 사업을 도시공간에 유치하는 방안은 해 볼 만하다.

□ 라인강변의 인상

프랑크푸르트에서 출발하여 인근 라인강변 소도시들을 돌아오는 패키지투어를 신청한 덕에 반나절의 짧은 시간동안 버스와 배를 타고 프랑크푸르트 주변 라인강의 모습을 대충이나마 살펴볼 수 있었다.

라인강과 한강은 닮은 구석도 많고, 전혀 다른 면도 없지 않았다. 우선은 규모면에서 서로 비슷했다. 한강의 평균 강폭이 약 1킬로미터 정도이고, 라인강 또한 강의 규모는 한강과 대동소이해 보였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한강은 주운(舟運)의 기능이 거의 없는 반면 라인강은 정 반대였다. 강을 따라 오르내리는 배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배 가운데에는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도 있지만, 북유럽 국가들의 항구도시에서부터 내륙까지 온갖 종류의 물건과 자재들을 실어 나르는 화물선이 더 많았다. 고속도로처럼 물류와 여객을 실어 나르는 배들로 가득 찬 라인강에는 도로에 차선이 있듯이 강물 위에 뜬 부표들로 배들이 오고가는 길들을 명확히 구획해두 고 있었다.

라인강을 따라 가면서 보게 된 인상 가운데 몇 가지 기억에 남는 것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강가 곳곳에 마련해 둔 오토캠프장이었다. 미국이나 유럽 도시들을 다녀 보면서 자주 보게 되는 것이 우리와는 조금 다른 방식의 여가문화다. 특히 어느 곳 에서든 캠핑카를 흔히 볼 수 있을 만큼 이들은 오토캠핑이 보편화되어 있다. 수려한 라인강변에 조성해둔 오토캠프장에서 여가를 즐기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한강의 단조로운 이용방식에 대한 새로운 반성과 아이디어 모색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라인강은 한강에 비해 비교적 자연상태를 잘 보존하고 있어 보였다. 콘크리트 호안 일색의 한강과는 달리 라인강변에는 자연지형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고, 한강에 비해 수목들이 훨씬 많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자전거도로와 철길, 그리고 자동차도로의 3중도로도 인공경관보다는 자연경관의 특징을 자연스럽게 살려 보기 좋았다. 강변에 세워진 도시들의 경관도 서울에 비하면 훨씬 아름다웠다. 회색빛 아파트 일색의 한강변 경관이 최근의 재건축, 재개발사업으로 인해 더욱 고층화, 대형화되고 있음을 생각할 때, 나지막한 저층 건물들이 이루는 조화로운 도시경관이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다만, 한가지 깜짝 놀랄만한 자연경관 훼손행위를 목격하게 된 것도 새로운 충격 이었다. 수려한 강변 산줄기 한자락이 엄청난 규모로 파해쳐지고 있는 것이었다. 가이드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다음과 같은 내막을 설명해준다. 산을 파해치고 있는 이 고장은 독일의 소도시 가운데 비교적 재정상태가 빈약한 가난한 도시였는데, 매립 용 흙을 필요로 하는 네덜란드에 흙을 팔아서 도시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산줄기 하나를 거의 자르다시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시민들의 동의를 얻었고, 상당한 비용을 받고서 팔고 있다는 것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산에서부터 콘베이어 벨트를 통해 강가까지 흙을 실어 나르는 뒤 곧장 배에 실어 옮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림 3] 라인강변 오토캠프장
[그림 4] 경관훼손 실태


□ 학비 없는 유학생들의 천국

H 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하기 위하여 이곳으로 유학온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L양이 우리를 안내했다. 하루종일 안내를 하고 저녁시간에야 그녀는 필자를 안다고 했다. 2년 전에 도시설계용역을 수행하면서 필자를 대면한적 이 있다는 것이었다. 세상 참으로 넓고도 좁았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이곳에 유학 온 한국학생은 약 500명 정도가 되며, 대부분 기숙사에 있다고 했다. 독신용 기숙사도 있고 부부를 위한 기숙사도 있다. 학비는 1년 에 4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아 우리를 놀라게 했다. 생활비를 포함해 월 1백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데 박사학위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지도교수아래 5년 이상 수학을 해야 한다고 한다. 물론 정규 수업이 없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는 자유롭지만 학위취 이 만만치 않아 중도에 포기하고 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치즈나 햄 등의 식료품은 저렴하지만 채소 등은 만만치가 않아 힘든다고 했다. 공산품 가격도 한국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비싸다. 양말 한 켤레가 약 7천 -9천원 이상 한다고 했다. 상당수의 학생들이 여름과 겨울방학기간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조달하기도 한다. 잘만하면 고국에서 생활비 걱정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 주민들 스스로 만드는 걷고싶은 거리

이번 여행 목적은 상업지의 환경을 어떻게 개선하는 것이 좋은가를 확인하고 자료를 구하기 위함이었다.

재개발하면 대부분 철거하여 다시 신축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상업성이 활발한 동네에서는 신축이 그리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서울은 93개의 도시설계구역이 지정 되어 있는데 대부분 용도지역이 상승된 곳이어서 신축위주로 계획되어 있다. 문제는 신축이 일어나기까지는 일부 증·개축이나 리노베이션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환경은 열악해지게 되고, 오히려 상업환경이 쇠퇴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반성을 하게 된다.

주민들 스스로 환경개선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공공에서 일부 비용을 부담하여 공공시설을 정비하고, 주민들은 리노베이션을 통해, 간판 정비를 통해 환경정비를 하고, 차 없는 거리를 유치하고, 주민 스스로 상업지의 활성화를 위한 협정서를 만드는 등 적극적인 동참 없이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이러한 일이 단시간안에 우리가 바라는 만큼의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고. 우리는 시작할 것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 우리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도 큰 수확이었다. (1999.10)


* 본 글은 “윤혁경의 건축법해설 홈페이지(http://www.archilaw.org) 나의 이야기 > 도시탐험”에서 발췌된 글로써, 일부 내용은 현재 법령등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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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도시연구정보센터 기획관리부 실장 윤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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