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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가치(Best Value) 낙찰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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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2006. 11. 9
최고가치(Best Value) 낙찰제도
국무조정실 규제개혁기획단은 「건설산업규제 합리화 방안(2005.11)」에서 “품질·가격경쟁력을 동시에 반영하여 단위비용 대비 최고가치를 제공하는 자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입낙찰제도의 단계적 도입방안”을 2006년 상반기에 마련하기로 결정하였다. 최저가낙찰제나 적격심사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부분적인 제도보완만으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최고가치낙찰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정부차원에서 인정한 것이다. 최고가치낙찰제도의 도입은 대통령 자문기구인 건설기술·건축문화 선진화위원회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건설기술·건축문화 선진화전략(안)」에서도 거듭 확인되었다(2006.6.15). 선진화전략(안)에서는 ”가격과 품질을 함께 고려하여 최고가치를 지향하는 가치(작품) 경쟁위주의 입낙찰방식을 도입”하겠다는 방안을 대통령 보고를 통해 확정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고가치낙찰제도의 도입은 국무총리와 대통령 보고를 통해 국가계약제도 개선방안의 하나로 확정되었지만, 아직까지 추진실적은 지지부진하다. 하지만 2006년에 9월에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발주방식”의 적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사업에 대한 국가계약법 특례규정이 입법예고되었다. 이에 따라 2007년부터는 어떤 형태가 되었건 최고가치낙찰제도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고가치낙찰제도의 도입이 지금까지 지지부진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먼저 "최고가치(Best Value)"라는 용어의 개념부터가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최저 가격(lowest price)"은 객관적이고 명확한 의미를 전달해 주지만, “가치(Value)”라는 단어는 주관적이고 의미하는 내용도 불명확하다. 그러다 보니 최고가치낙찰제도에 대해서는 사용하는 사람마다 제각각 다른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어떤 사람은 최고가치낙찰제도를 최저가낙찰제도와 상반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가격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최고가치낙찰제도는 객관적인 입낙찰제도가 아니라 주관적인 입낙찰제도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최고가치낙찰제도에서는 공사비가 아니라 총생애주기비용(whole life cycle costs)으로 가격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최고가치낙찰제도를 이해하기 위해 외국의 운영사례를 살펴보는 경우도 많은데, 그 과장에서도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나라마다 최고가치낙찰제도의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영국의 최고가치낙찰제도는 입낙찰제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정부조달시스템 전체의 혁신이란 틀 속에서 논의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영국의 최고가치낙찰제도는 가장 광범위하고 추상적으로 느껴진다. 반면에 미국이나 일본의 최고가치낙찰제도는 보다 구체적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활용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시되기도 한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최고가치낙찰제도는 어느 나라를 벤치마킹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최고가치낙찰제도를 둘러싼 혼란은 현행 입낙찰제도와의 관계속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적격심사제도 역시 최고가치낙찰제도가 아니냐는 주장이 있다. 적격심사제도는 입찰가격외에 비가격요소도 평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고가치낙찰제도와의 유사성을 인정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적격심사제도의 비가격요소는 사실상 거의 대부분이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 항목으로 채워져 있다. 당해 공사의 특성에 적합한(project specific) 평가항목이 아니라 입찰참가자의 전반적인 사업수행능력을 평가하는 항목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는 뜻이다. 그나마 비가격요소의 변별력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입찰가격은 낮을수록 높은 평가점수를 받지만, 공사규모별 적격심사 통과점수를 받을 수 있는 수준 미만으로 떨어지면 낙찰 가능성이 없다. 현행 적격심사제도는 일정 낙찰률(=예정가격 대비 낙찰금액)을 보장해 줌으로써 “덤핑방지” 효과를 가질 수는 있지만, 발주자가 추구하는 공사품질 확보나 공기 단축, 혹은 기술발전과 같은 가치를 달성하기 위한 낙찰제도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또한 적격심사제도가 최고가치낙찰제도라는 주장을 수용하게 되면, 최고가치낙찰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은 적격심사제도를 확대하자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1999년 이후 한동안 적격심사제도가 유일한 공공공사 낙찰제도였지만, 2001년부터 최저가낙찰제가 도입되었다. 2006년 이후에는 최고가치낙찰제도의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요행에 의한 낙찰제도”라는 의미에서 “운찰제(運札制)”로까지 조롱을 받던 적격심사제도의 문제점 때문에 입찰가격으로 낙찰자를 선정하는 최저가낙찰제가 도입되었고, 이제는 입낙찰제도의 글로벌 스탠더드로 새로 부상한 최고가치낙찰제도의 도입을 논의하고 있는 것이다. 적격심사제도에서 최저가낙찰제로, 최저가낙찰제에서 최고가치낙찰제도의 도입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입낙찰제도의 발전과정이자 선진화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 유럽 각국과 미국, 일본에서도 최저가낙찰제가 오랫동안 입낙찰제도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가 1990년대 중반이후 최고가치낙찰제도의 도입과 확대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 국가의 입낙찰제도 발전과정을 우리나라도 뒤?아 가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흐름에서 보면, 최고가치낙찰제도가 적격심사제도이기 때문에 적격심사제도로 되돌아 가자는 주장은 시대착오적이다. 또한 적격심사제도와 최고가치낙찰제도를 동일시 한다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적격심사제도와 최고가치낙찰제도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최고가치낙찰제도가 영국, 미국 등 우리나라보다 앞선 선진국에서 활용되고 있다 보니, 우리나라에 정착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특히 비가격요소에 대한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 및 투명성 확보에 대해서 회의적인 것 같다. 물론 정경유착(政經癒着)이나 부패의 정도가 심하면 심할수록 비가격요소의 평가와 관련한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선진국이라고 해서 이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그리고 선진국의 최고가치낙찰제도가 순수하게 주관적 평가로만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최고가치낙찰제도에서 가장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는 것은 공정하고 투명한 입낙찰절차를 통해 낙찰자를 선정하는 일이다. 우리나라의 최고가치낙찰제도 도입과정에서도 공정하고 투명한 입낙찰절차를 확립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도 외국의 최고가치낙찰제도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최고가치낙찰제도는 대기업에 유리하고 중소기업에 불리하다는 우려가 많다. 기술능력이건, 기술제안서 평가건 간에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비해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최고가치낙찰제도의 도입은 기업규모별 수주양극화를 초래할 지 모른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에서도 이런 우려가 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어떤 방식의 최고가치낙찰제도를 어떤 영역에 얼마나 도입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이 문제는 정부의 건설산업 정책방향과도 연계된다. 건설업체의 기술적 전문화를 유도하거나 구조조정을 단행할 필요성이 있다면, 그와같은 정책의도를 최고가치낙찰제도에 반영할 수 있다.

최고가치낙찰제도의 도입은 최저가낙찰제에 뒤이은 또다른 입낙찰제도 혁신방안이다. 최저가낙찰제 도입이 적격심사제도가 안고 있는 ”요행에 의한 낙찰”이란 한계를 넘어서 전세계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가격경쟁 위주의 낙찰제도 도입을 위한 시도였다면, 최고가치낙찰제도의 도입은 최저가낙찰제도의 지나친 저가 낙찰 등과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외국의 입낙찰제도가 최저가낙찰제 중심에서 최고가치낙찰제도 지향으로 변했듯이, 우리나라의 입낙찰제도 역시 시차는 있지만 같은 방향으로 진화되고 있다. 하지만 ‘압축성장’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의 다른 영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최고가치낙찰제도는 당분간 최저가낙찰제, 적격심사제도 등 기존 입낙찰제도와 상당기간 병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WTO체제에서 정부조달협상이 계속 이루어지고, 한미FTA를 비롯하여 전세계 각국과의 FTA체결이 진전되면서 건설시장 개방 폭이 확대된다면,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의 입낙찰제도 역시 글로벌 스탠더드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장개방 대상공사에 관한 한, 우리나라 입낙찰제도의 중심에는 최저가낙찰제 대신 최고가치낙찰제도가 자리잡게 될 것이다. 최고가치낙찰제도의 도입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건설시장 개방확대에 대비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전략이란 의미도 담고 있다.

최고가치낙찰제도를 둘러싼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이미 정부의 정책방향으로 확정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이제부터는 단순한 연구차원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최고가치낙찰제도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 연구보고서의 목적도 외국의 최고가치낙찰제도 운용사례에 대한 이해에 기초하여, 향후 우리나라 최고가치낙찰제도의 구체적인 도입방안을 제시하는데 있다.

 자료출처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 이상호,이승우 / 최고가치낙찰제도 도입방안 연구 / 2006-10
 
최고가치(Best Value)
낙찰제도 도입방안 연구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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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정보
최고가치(Best Value) 낙찰제도 도입을 위한 기초 연구

우리나라의 입낙찰제도는 그 동안 수없이 개정되어 왔다. 실제로 일년에도 몇차례씩 제도 ‘개선’이란 명분 아래 숱하게 제도 ‘변경’이 이루어졌지만, 여전히 입낙찰제도에 대한 불만이 끊임없이 표출되고 있다. 기존 제도의 문제점은 개선되지 않고, 새로운 제도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것이 지금까지의 제도개선 결과였다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지금까지의 제도 개선이 상당부분 입낙찰제도가 지향해야 하는 목표나 가치에 대한 명확한 방향설정 없이 현실적 문제를 단기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동기에 의해 이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들어 이러한 과거에 대한 반성으로 근래에 들어 입낙찰제도의 지향점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개진되고 있으며, 그 주장의 핵심에는 국제표준(Global Standard)의 도입과 건설산업의 선진화가 자리잡고 있다. 현실에서도 이미 우리나라가 WTO체제에 편입되면서 정부조달협정(Government Procurement Agreement : GPA)에 가입한 이상, 입낙찰제도를 포함한 정부조달제도의 세계화(Globalization)를 외면할 수 없다.

입낙찰제도의 개선은 수동적으로 국제규범을 국가계약법에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외국의 제도를 벤치마킹하여 선진화하는 것이어야 한다. 입낙찰제도는 건설산업 발전의 근간이고, 이를 핵심으로 하는 국가계약제도는 건설산업의 발전에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으며, 건설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넘어 국가경쟁력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최근 입낙찰제도의 개선에 있어 중요한 방향성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 최고가치(best value) 낙찰제도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정부조달제도는 “가장 경제적으로 유리한 입찰”이란 낙찰자 선정기준에 기반한 ‘최고가치’의 획득을 지향하는 것으로 극적인 전환이 이루어졌다. 이같은 정부조달제도의 변화에는 ‘비용(cost)’ 개념의 전환이 자리잡고 있다. 시공비를 비롯한 초기 비용(initial costs)의 최소화가 유지관리비용(maintenance costs) 등을 포괄한 총생애주기비용(whole life cycle costs)의 최소화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충분히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총생애주기비용의 최소화를 통해 투자효율성(value for money)을 얻기 위해서는 입찰가격만이 아니라 기술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발주자에게 최고가치를 줄 수 있는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근래 최고가치 낙찰제도는 도입의 필요성이 제시되고 있지만, 현재는 가격만을 판단하는 최저가 낙찰제의 대안 개념으로서 가격 및 비가격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낙찰자를 결정하는 방법이라는 정도의 공감대만 형성되어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개념상의 혼란이나 적용 방식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국제표준이자 진일보한 낙찰제도라는 주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단지 최저가 낙찰제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개념상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2006년 상반기에 품질과 가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낙찰제도의 도입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와 같이 제도의 도입에 대한 논의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도입에 대한 논의만 존재할 뿐, 최고가치 낙찰제도가 무엇인지, 이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이 필요한지, 구체적인 적용 방식이 무엇인지 등에 관해서는 체계적이고 다각적인 검토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일부에서는 최고가치 낙찰제도를 도입만 하면 최저가 낙찰제 등 기존 입낙찰제도의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오해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과거의 경험이 말해 주듯이 아무런 준비없이 쉽게 가져다 쓸 수 있는 제도는 없다. 따라서 최고가치 낙찰제도 도입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지금,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제도의 개념, 도입의 필요성 및 전제조건 등에 대한 명확한 이해부터 필요할 것이다.

 자료출처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 이상호,이승우 / 최고가치낙찰제도 도입을 위한 기초 연구 / 2006-01
·ㆍ- 건설연구정보센터 정보관리부 연구원 한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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